16일차.. 비가 왔다.
녹동항 주변은 아주 오래된 옛날 간판이며 집들이 많다.. 시간을 거슬러 간 듯한 기분이 든다.
녹동항에서 맞은 아침이다. 전라도민 체육대회가 고흥에서 있단다..ㅠㅠ 전라남도에 숙소가 전혀없었다.
찜질방에서 새우잠을 자고 새벽 일찍 서둘러 나온 보람이 있다..
찜질방 아주머니가 일러주신 팥칼국수집이다. 서울맛집이었던가..
8시도 채 안된 이른시간이었던것 같은데 문 두들기고 들어가니 뚝딱 만들어주셨다.
제대로 맛있는 팥국수를 아침식사로 하고 소록도로 향한다.
소록도에 들어서면서는 괜히 숙연해진다. 뜻모를 숙연함에.. 조용히 돌아다보았다.
일제시대때 한센병 환자들을 강제로 격리 감금시켰던 건물이다.
고통스런 흔적은 담쟁이들이 다 덮을 듯이 자라고 있다.
한참을 걸어들어가면 공원이 나온다.
공원의 나무들은 지나칠만큼 다듬어져 있는데.. 그게 모두 한센인들이 가꾸어놓은 거란다.
소록도에선 출입금지구역이 제법 크다. 한센인들이 살고있는 곳엔 민간인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추적 추적 비가오는 공원을 모자하나 달랑쓰신 할아버지가 오시길래 인사를 했더니 반가워하시며 민간인 출입통제구역의 성당 앞 후박나무 구경을 시켜준다고 가자셔서 나도 우산을 끄고 뒤따라 갔다.
아마도 사람이 그리우셨나보다.
할아버지 말로는 우리나라에 단 하나뿐인 후박나무라고 하셨다.. 예전에 어느 대통령이 가져가려 했는데 반대해서 못가져갔다고.. 할아버지께서 직접 가꾸셨노라고 자랑이 이만저만이 아니시다.
여기 말고도 후박나무는 많은데... 아마도 할아버지 마음에 세상에 단 하나뿐인 후박나무일거다.
윗부분에 동물모양이 독특한 비석이다. 누군가의 묘비인가 싶은데 한문을 모르니.. 패스... -_-;;
이곳이 중앙공원..
공원 구경을 하고 나오다 보니 들어갈땐 무심히 지난 길이 소나무 숲길이다.
처음엔 토끼풀인줄 알고 들여다 보니 처음보는 풀이다.
소록도 항에 정박해 있는 배. 국립소록도 병원...
아름다운 섬 소록도였다.
그때는배로만 다니고 있으나.. 지금은 녹동에서 소록도로 들어가는 다리가 임시개통이 됐단다.
제발...무절제한 난개발없이 지금 상태로만 보존되면 좋겠다는 바램이...
순천으로 향하는 길에 벌교에서 꼬막먹기를 포기하고 우렁집을 찾았다.
맛집소개에 나오는 집이었다.
맛집소개에 나온 유명한 집들은 대부분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6천원짜리 우렁탕이다. 저 초라한 반찬들을 보라.. 연지보리밥이나..임하기사식당이 그립다.. ㅠㅠ
우렁이.. 음.. 엄마 우렁속에서 새끼 우렁이 껍질까지 갖춘채로 태어나나 보다..
저 우렁을 건져서 까먹다 우적우적 뭔가 씹히는걸 뱉어보니.. 좁쌀만한 새끼 우렁이 수천마리다.. 아오 징그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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