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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맛집] 춘천 지암막국수

내내 춥다가반짝 봄처럼 따뜻했던 날 춘천에 있는 집다리골휴양림을 다녀왔다.

춘천에서 휴양림으로 가는길에 우연히 발견한 곳이다.

간판이라기엔정말 어설픈 간판을 보고 정말 막국수를 판다면 틀림없는 맛집일거란 생각에 다음날 가평으로 향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다시 되짚어 찾아가 본 막국수집이다.

맛집 첫사진을 웬만하면 음식사진으로 올리곤했는데..

이곳은 맛이며 분위기가 왠지 이 사진 한장으로 다 말해주는 것 같다.

휑한 시골길을 차로 달리다 보이는이런 곳에서 음식을 팔 것이라고 누가 생각을 하겠는가...


들어가는 입구도 왠지 폐가스러운 분위기이다.

차를세워놓고 시동도 끄지않고... 들어가서 막국수를 진짜 파는지 물어보고 나서 들어갔다..ㅎㅎ


반갑게 맞아주시는 아주머니를 따라 들어가보니 참 놀라웠다.

뭐... 깔끔하거나 화려하게 치장을 하진 않았어도 정말 시골스런 흙집이었다.

흙집안에 돌과 흙으로 만든 페치카다.

주인아주머니가 직접 돌을 주워다 손수 만드셨다는...

겨울이면 새벽 4시부터 불을 지펴 난방을 해놓으신단다.


딱... 고구마 구워먹고 싶은 장작불이 활활 타고 있네...



메뉴판 사진은 아쉽게도 이것밖에...-_-;;

겨울이라 메밀전은 신선하게 준비할수 없어서 막국수만 하신단다.

동동주도 직접 담그신거라고...



손수 튀겨오신 시골강냉이라고... 들어가자 마자 한그릇내어주신다.

막국수를 먹기전엔 좀 깔깔한듯... 워낙 별로 즐기지 않아서... 막국수 먹을때까지 내내 저렇게 한가득 있었는데...

막국수를 먹고나면 입이 매워 다 주워먹게 된다는... ㅎㅎ

막국수가 나오기전 여기 저기 둘러본다.아주머니께서 모두 손수 꾸미신거란다.

창마다 곱게 꽃잎을 넣어 한지로 발라 놓으셨네...


드디어 막국수가 나오다....

냄새가 아주 고소해서 아.. 맛있겠다 소리가 절로나온다.

그소리에 아주머니께서 정말 맛있다고.. 아주 자신있게... ㅎㅎ

워낙은 냉면도 겨자며 식초를 넣지 않고먹는데.. 아주머니가 살짝씩 넣어 먹으라고 손수 넣어주셨다.

참기름냄새가 정말 고소하다.

집에서 짠 참기름... 전혀 인공조미료 맛이 없는... 아주 맛있는... 뭐라 할말이 없네.. 정말 맛있다는......^^;;

김치를 한조각 먹어보면... 예전에 시골에서 땅에 묻어 익힌 김치를 먹어본 사람이라면 금방 알수있다.

요즘엔 김치냉장고 덕에 저런 맛의 김치는 좀처럼 먹어볼 수없다.

사이다처럼 톡 쏘는 잘익은 시골김치..

면발이 아주 쫄깃하고 탱탱하고 질감이 좋다.

거기에 고소하고 살짝 매콤한 양념이 겉돌지 않고 면에 잘 스민 듯 감칠맛이 나는것이.. 아주 환상이다.

양양이나 봉평에서 먹은 막국수랑은 많이 다르다.

아주 강원도 막국수보다는 전분함량이 많아 쫄깃한데.. 메밀향도 빠지지 않는듯하다.

아.. 이런 막국수가 있었다니.. 유레카!! 완전 기립박수...

막국수를 다 먹고 나니 아주머니가 양념만 남은 빈그릇에 뜨거운 육수를 새로 가져와 부어주시고는 간장으로 간을 해서 마시라고 하신다. -_-;;

살짝 비위상함... 솔직히 별로 먹고싶지 않았다... 아니 막구수 맛나게 먹었는데.. 아주머니..왜 이러심.. 대략난감.... 끙...

마지못해 한모금 마셔보았다.

ㅎㅎ 이건뭐야... 정말 웃음밖에 안나오네...

이것도 너무 맛있다. 비유를 하자면 맛난 잔치국수 국물같다고 할까... 그보다 훨 좋다.

처음에 살짝 사양하는듯한 표정을 지어보인 내가 무색하게... 바닥까지 다 마셔버렸다.

한겨울에 차갑고 매콤한 막국수를 개운하게 먹고나서 뜨거운 국물로 속을 데워주니... 그 맛이 참 환상이다. 꿀꺽..

조만간에 춘천에 점심먹으러 가겠군....ㅡㅡ;

막국수를 먹을때는 찬육수를... 다먹고 난뒤에는 뜨거운 육수를 이렇게 흙난로 위에 올려두고 부어먹으라 하신다.

아주머니께서 왜 정말 맛있다고 했는지.. 다 먹고 나서 알았다... 정말 맛있네..

아참... 주방엔 면 뽑는 기계도 있던데... 면은 사다 쓰는 면은 아니고 주문이 들어오면 아주머니께서 즉석에서 면을 뽑으신다.

어찌이리 맛날수가.. ㅎㅎ

춘천 시내쪽은 아니고 춘천시 지암리... 거의 가평하고 춘천하고 경계부근에 위치한다.

나오는길에 아주머니께서 명함을 주셨는데.. 명함에 초가집 사진이 정말 예뻤는데.. 그걸 사진으로 안찍었네... 그건 나중에

상세한 연락처는 033-244-0807, 010-5362-0807 주소는 강원도 춘천시 사북면 지암리 118-7번지.

네비에 전화번호를 찍으면 안나오고 주소 검색해야 나온다.

몇년전까지만해도 예쁜 초가로 직접 매해 꾸미셨는데.. 몇년전부터 건강이 좋지않아 이제 못하신단다.

다 먹고 나와서 차를 타고 떠나는데... 시골집 찾아온 자식 보내는 엄마처럼 차가 떠나는 뒤꽁지까지 바라보시며 배웅하신다.

내내 건강하셔서.. 여러사람들이 맛난 막국수를 먹을수 있게 해주셔야 할텐데....

겨울잠 안자고 겨울여행을 나서서 찾은 보석같은 맛집.. 지암막국수..

이겨울이 다 가기전에 다시 한번 꼭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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