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맛집] 구례 동아식당

kikye 2009. 5. 24. 22:36

여행을 다니며 밥을 먹게 되는 식당중에 가장 인상이 남고 또 가고 싶은 생각이 드는 곳은

아주 맛있는 맛집이야 당연하겠지만... 그 맛은 별로 기억에 남지 않아도 아주 친절하거나 인심이 좋은 식당이 최고다.

동아식당이아마.. 그런곳이 아닐까..

음식을 시키고 음식이 나오기전에 주인 할머니가 주시는 에피타이저다.

계란을 주는 양도 할머니 마음대로.. ^^

어쩌면... 곧 없어지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허름한 스레트건물로 된 식당이다.

메뉴판이라고는 저 유리문에 써놓은게 전부다. 가격표도 없고..

여기저기 오래되고 허름한 기색이 역력한 식당인데도 구석구석 깨끗하다. 물컵처럼 ^^

비가 오는 저녁인데다가 밖에 걸어다니는 사람도 없고... 아무 생각없이 문열고 들어갔더니.. 자리가 없다.

한 30여분을 앉아서 자리가 나길 기다리는데.. 할머니께서 미안하다시며 음료수를 내주신다.

미안하시긴....앉아서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는데..

조금전에 새로 꺼낸 계란 한판이 금방 푹 줄어든다.


드디어 자리가 났네... 전라도에 왔으니... 전라도 소주를 마셔주는 센스~

다섯가지 반찬중에 안먹는 찬이 두가지네...-_-;;

전라도에 왔으니 전라도 음식먹어보자고 큰맘 먹고 시켜본 가오리찜...

두마리가 나와서 너무 많아서 한마리를 덜어서 남겨두려 했는데....

워낙은 한마리에 만원이라는데... 세상에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다고 두마리를 쪄주신거다.

어쩌나... 한마리도 모험이었는데...-_-;;

이건 서비스 술국


가오리에 부추를 얹어서 듬뿍 초장찍어 먹기... 두마리 다먹기...-_-;;

이것도 서비스 안주... 가오리부터 배불러 죽는데... 계속 주신다..

ㅠ_ㅠ 이걸 젤 먼저 주시지...

벼르고 온 집이니 가오리찜 하나 먹고 일어서기는 좀 억울했다.

그래서 할머니께 부탁해서 제육볶음을 반만 해달래서 또 먹는다.. 먹고 또 먹고 -_-;;

요 부위가 어느부위 살인지 몰라도 쫄깃하고 오돌오돌 하고 참 맛나다...

연세 지긋하신 할머니 혼자서 장사를 하신다.

테이블이 꽉차서 여기 저기 정신이 없어도 혼자서 조용히 왔다갔다 하시며 모든 일을 다 하신다.

술이 거나한 동네 아저씨들이 누님 누님하고짓궂은 말을 해도 그냥 살짝 소녀처럼 웃으신다.

주문을 받으실땐... 가까이 오셔서 얼굴을 마주 바라 보시면서 웃는 얼굴로 주문을 받으신다.

제육볶음을 해달랬더니 배불러서 못먹는다고 그만 시키라고 안해주신단다.

저 많은 음식을 내주시고도 만8천원이라시기에 2만3천원을 드렸더니

시골서는 음식값 이렇게 많이 받으면 안된다면서 손사래 저으시면서 사양을 하신다.

간다고 인사하고 일어서는데... 많이 먹지 않았다고 꼬막을 하나 까서 입에 넣어주신다.

식당을 생각하면 음식맛 보다 곱고 소녀같으신 할머니 생각이 먼저 난다.

이 근방엘 가서 어딜가서 뭐가 먹고 싶냐고 누가 물어본다면... 가장 먼저 떠오를 할머니 식당이다.